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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위기와 글로벌 자본주의

peachbox 2012. 4. 19. 00:00

오늘 영국 고용부 장관은 영국 내 기업들이 동유럽의 경력자들을 고용하는 대신 자국의 젊은이들에게 일자리를 줄 것을 호소했다. (BBC, "Give a 'hoodie' a job, says Employment Minister Grayling" http://www.bbc.co.uk/news/uk-politics-17753347 ) 그러나 자본은 그렇게 움직이지 않는다. 슬라보예 지젝은 사회복지 정책이 미국 경제 위기의 주 지탄의 대상이 되는 것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영구적 경제 위기는 자본에 내재하고 있던 위기, 즉 전지구화로 인해 국민국가들의 상호의존의 역할이 감소되고 자본의 직접적인 역할이 증대되면서, 자본을 향한 계급 투쟁의 발란스의 이동 노력 중 하나라고 말이다. (슬라보예 지젝, "다문화주의, 혹은 다국적 자본의 문화 논리")

여기에서 중요한 건 진짜 자본의 위기가 어디에 있냐가 아니라 국가와 자본이 어떤 식으로 공모해가고 있냐이다. 그러니까 미국의 사회복지 예산의 삭감이나 영국 고용부 장관의 호소는 고삐풀린 자본의 역할을 가리기 위한 하나의 은폐장치를 제공해줄 뿐이다. 전지구화 시대의 국가의 존재 이유는 헤게모니를 쥔 이데올로기의 효율적 은폐. 혹은 거짓 이데올로기의 생산. 일종의 스크린인 셈이다. 국가의 위기가 아닌 것을 국가의 위기로 기꺼이 끌어안는 것 말이다.